아동학대 고소, 무엇이 ‘송치’를 만드는가 — 피해 아동 보호자를 대리해 상대방 송치 결정을 받은 사례

아동학대 신고하거나 고소했다고 해서 가해자가 곧바로 재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사건 기록을 검찰로 넘기고(송치), 증거가 부족하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면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끝냅니다(불송치).

즉 피해자 측에게 가장 중요한 구간은 재판이 아니라 그 이전의 수사 단계입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피해 아동의 보호자였고, 상대방은 “훈육이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다투고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우경은 고소장을 처벌 규정의 구성요건에 맞춰 구성하고, 피해자 조사에 동석했으며,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는 대리인 의견서를 수사 중간에 제출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방에 대한 송치 결정을 받았습니다.

사건 개요

의뢰인은 피해 아동의 보호자로, 상대방에 대한 처벌을 원하여 법무법인 우경을 찾았습니다.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말하는 ‘학대’는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물리적인 폭력만이 아니라 정서적 학대, 방임,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까지 포함됩니다. 그래서 상대방 쪽에서는 “훈육 차원이었다”, “친밀감의 표현이었다”는 설명이 자주 나오지만, 그 설명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은 고소장 접수로 시작되었습니다.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었으며, 아동학대·성범죄 사건은 통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전담합니다.

피해 아동 조사는 심리적 안정을 위해 경찰서가 아닌 해바라기센터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아동은 의사소통과 기억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진술조력인이 참여해 진술을 돕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상대방은 혐의를 부인하면서 ‘훈육’을 방어 논리로 내세웠고, 이대로 두면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로 종결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쟁점

쟁점 상대방의 입장 대응의 방향
행위의 성격 훈육 또는 친밀감의 표현이었다 아동복지법상 학대는 신체적 폭력에 한정되지 않으며, 정서적 학대·방임도 포함된다는 점을 구성요건 단위로 정리
아동 진술의 신빙성 아동의 기억과 표현이 불명확하다 진술조력인이 참여한 조사 구조를 활용하고, 진술이 왜곡되지 않도록 조사에 동석
객관적 증거의 유무 학대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 병원 진단서, 심리 상담 기록, 목격자·주변인 진술 등 진술 외의 자료를 함께 제출
수사의 방향 — 상대방 주장이 수사 기록에 그대로 남지 않도록 중간에 대리인 의견서로 반박

이 사건의 실질은 “학대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학대로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자료가 정리되어 있는가”였습니다.

피해자 측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수사기관이 알아서 밝혀 주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법무법인 우경의 전략

첫째, 고소장을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구성요건에 맞춘 문서’로 작성했습니다.

겪은 일을 시간순으로 적어 내는 것만으로는 수사관이 어떤 조문을 적용해야 하는지 바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법무법인 우경은 문제되는 행위를 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법상 어느 유형의 학대에 해당하는지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로 뒷받침하는 자료를 대응시켜 고소장을 구성했습니다.

수사관이 처음 기록을 열었을 때 쟁점이 한눈에 보이도록 만드는 작업입니다.

둘째, 피해자 조사에 직접 동석했습니다.

동석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동과 보호자의 심리적 안정이고, 다른 하나는 질문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진술이 의도와 다르게 기록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입니다.

아동 진술은 이 사건 유형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인데, 한 번 왜곡된 형태로 조서에 남으면 뒤에서 바로잡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셋째, 진술 외의 객관적 자료를 함께 쌓았습니다.

병원 진단서, 심리 상담 기록, 목격자나 주변 지인들의 진술 등을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아동 진술 하나에만 기대는 구조를 피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바깥에서 받쳐 주는 자료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넷째, 수사 중간에 대리인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상대방이 “훈육이었다”는 주장을 내놓은 시점에, 그 주장이 왜 받아들여질 수 없는지를 반박하는 의견서를 수사가 끝나기 전에 제출했습니다.

피해자 측이 고소장만 내고 결과를 기다리면, 수사 기록에는 상대방의 해명만 뒤늦게 추가된 채로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중간에 한 번 더 들어가 수사의 방향을 붙잡아 두는 것이 송치와 불송치를 가르는 지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

경찰은 상대방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 송치 결정 —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단과 함께 기록이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 아동 진술의 신빙성 확보 — 진술조력인이 참여한 조사 구조와 동석 대응을 통해, 아동 진술이 일관된 형태로 기록에 남았습니다.
  • 상대방 주장에 대한 반박이 기록에 반영 — ‘훈육’ 주장이 그대로 남지 않도록 대리인 의견서가 수사 단계에서 제출되었습니다.

송치는 경찰이 혐의를 인정했다는 의미이지, 유죄가 확정되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후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과 법원의 재판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아동학대 사건의 결론은 행위의 내용과 정도, 증거의 구조, 당사자들의 관계에 따라 사건마다 달라지므로, 이 사건의 경과가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의뢰인과 피해 아동의 특정을 피하기 위해 사건번호, 수사관서, 당사자의 인적 사항과 관계,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시기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송치 이후가 더 중요한 이유

송치 결정을 받으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되지만, 실제로는 여기서부터가 처벌과 직결되는 구간입니다.

  •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 — 경찰이 혐의를 인정했어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으면 재판은 열리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도 피해자 측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 합의 요구와 2차 가해 — 상대방이 감형을 목적으로 보호자에게 합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압박이 생기기도 합니다. 합의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면 그 자체가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격리·접근금지 — 피해 아동의 보호가 필요한 경우, 가해자에 대한 격리나 접근금지 조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민사상 손해배상 — 아동의 심리 치료비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형사 절차와 별도로 민사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를 함께 설계하면 같은 자료를 두 번 모으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같은 분야의 다른 사건과 무엇이 달랐나

형사 사건이라고 해서 다투는 자리가 같지는 않습니다.

  • 이 사건의 축은 “피해자 측이 수사 단계에 적극적으로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형사 사건 대응은 혐의를 받는 쪽의 방어로 이루어지지만, 이 사건에서 법무법인 우경은 고소인(피해 아동 보호자) 측을 대리했습니다.
    지켜야 할 것이 ‘처벌을 피하는 일’이 아니라 ‘사건이 흐지부지 종결되지 않게 하는 일’이었다는 점에서 전략의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 혐의를 받는 쪽에서 다투는 사건, 예컨대 폭행 혐의 대응은 고의성의 부인, 피해자와의 합의, 양형 자료의 정리가 중심에 놓입니다.
    반면 피해자 측 대리는 고소장의 설계와 수사 중간 개입이 중심입니다.
  • 피해자 보호가 함께 문제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는 스토킹 사건 대응과 구조가 닮아 있습니다.
    다만 아동학대 사건은 피해자가 아동이어서 진술조력인 참여, 해바라기센터 조사 등 진술 확보 절차 자체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아동학대 처벌의 요건과 유형, 신고 이후의 절차 전반은 별도의 통합 해설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유사한 상황에 놓였다면

  1. 기록부터 남기십시오.
    아동의 말, 상처, 상태 변화를 날짜와 함께 메모하고 사진으로 남기십시오. 시간이 지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이런 1차 자료입니다.
  2. 병원과 상담 기록을 확보하십시오.
    진단서와 심리 상담 기록은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바깥에서 받쳐 주는 자료가 됩니다. 신고 이후가 아니라 이상을 느낀 시점에 받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3. 아동에게 반복해서 캐묻지 마십시오.
    선의로 여러 번 확인하는 과정이 오히려 진술의 일관성을 흔들고, 상대방에게 “보호자가 유도했다”는 반박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정리되는 과정은 조사 절차에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4. 고소장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조문에 해당하는지’로 쓰십시오.
    같은 사실관계라도 구성요건에 맞춰 정리되어 있는지에 따라 수사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5. 조사에 동석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길이 열려 있습니다. 조사 당일에 급히 구하기보다 고소 전에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6.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했더라도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통지를 받은 시점에 바로 검토하십시오.
  7. 상대방이 신고의무자라면 그 사정도 함께 정리하십시오.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 신고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을 상대로 학대를 저지른 경우에는 가중 처벌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아동학대로 고소하면 바로 재판이 열리나요?

A. 아닙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 수사가 먼저 진행되고, 경찰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합니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종결합니다. 송치 이후에도 검찰이 기소해야 재판이 열립니다.

Q. 때린 적이 없어도 아동학대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이 말하는 학대는 신체적 폭력에 한정되지 않고 정서적 학대, 방임,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까지 포함합니다.

지속적인 폭언이나 위협, 보호·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훈육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처벌이 어려운가요?

A. 훈육이라는 설명이 있다고 해서 바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의 내용과 정도, 반복성, 아동에게 미친 영향을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다만 그 판단 자료가 기록에 들어가 있어야 하므로, 상대방의 주장이 나온 시점에 반박 자료를 제출하는 대응이 중요합니다.

Q. 피해자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나요?

A. 네. 고소장 작성, 피해자 조사 동석, 수사 중간 의견서 제출, 검찰 단계 의견 제출까지 피해자 측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여러 단계에 걸쳐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그 각 단계에서의 대응이 송치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Q. 아이가 어려서 진술을 제대로 못 합니다. 그래도 가능한가요?

A. 아동의 의사소통과 기억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조사 과정에 진술조력인이 참여해 진술을 돕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아동 진술만으로 사건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진단서·상담 기록·주변인 진술 등 객관적 자료를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조사는 꼭 경찰서에서 받아야 하나요?

A. 아동학대·성범죄 피해 아동의 경우 심리적 안정을 위해 경찰서가 아닌 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장소와 방식에 관해서도 미리 상의하실 수 있습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아동의 치료비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 확보한 자료를 민사에서 함께 활용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두 절차를 같이 설계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담당: 법무법인 우경 최병석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법학부 졸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법무부 형사사법특별위원회 위원·서울고등검찰청 영장심의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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