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불가 물품대금 청구를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막아낸 사례

납품받은 물건이 애초에 요구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곧 물품대금 채무불이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작물 공급계약에서 대금을 청구하려면 공급자는 최후 공정을 마쳤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 제작물이 거래 통념상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까지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제품의 핵심 기능을 좌우하는 금형을 제작 의뢰했다가 요구 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물건을 받았고, 보완을 거듭 요청했으나 개선되지 않자 잔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상대방은 “주관적인 만족도의 문제일 뿐”이라며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무법인 우경은 의뢰인이 요구한 사양이 심미적 취향이 아니라 제품이 기능하기 위한 본질적 성능이었다는 점을 계약 전 협의 자료와 상대방이 직접 작성한 문서로 입증했고,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상대방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소송비용도 상대방이 전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공급자 측에서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의 청구 구조는 용역대금 청구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품대금 사건 개요

의뢰인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상대방 업체와 핵심 금형의 제작·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본래의 기능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구조였고, 의뢰인은 계약 단계에서 그 조건을 분명하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납품된 물품은 그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의뢰인은 수차례 보완을 요구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잔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상대방은 의뢰인이 문제 삼는 부분이 사용자의 주관적인 심미 기준에 불과하고 기계적으로는 형태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물품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 상대방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상대방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의뢰인이 법무법인 우경을 찾은 것은 “쓰지도 못하는 물건 값을 끝까지 물어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항소심으로 넘어간 상황에서였습니다.

쟁점

쟁점 사건에서의 구도 대응의 방향
요구 사양의 성격 의뢰인이 요구한 조건이 ‘취향’인지 ‘성능’인지 그 조건이 없으면 제품이 기능하지 못한다는 점을 계약 목적 차원에서 규정
입증 책임의 소재 대금을 청구하는 쪽이 무엇까지 입증해야 하는지 제작물이 통상 요구되는 성능을 갖췄다는 점은 청구하는 측의 입증 대상임을 전제로 변론
상대방의 인식 상대방이 그 조건을 알고도 계약했는지 계약 전 협의 과정과 상대방이 작성한 문서로 인식 사실을 고정
일부 이행 주장 일부 부품은 제대로 만들었으니 그만큼은 받아야 한다는 주장 부품 일부의 완성으로는 계약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리해 반박

이 사건의 핵심은 “무엇이 기준인가”를 누가 정하느냐였습니다. 상대방의 논리가 성립하려면 의뢰인의 요구가 계약의 내용이 아닌 개인적 기대에 머물러야 합니다. 따라서 그 요구가 계약 당시 이미 양측이 공유한 기준이었다는 점을 보이는 것이 승부처였습니다.

법무법인 우경의 전략

첫째, 계약의 목적을 법리 차원에서 다시 규정했습니다.

제작물 공급계약에서 일이 완성되었다고 하려면 예정된 최후 공정이 종료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제작물이 약정대로 시공되어 거래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법무법인 우경은 의뢰인이 요구한 사양이 외관상의 심미 기준이 아니라 제품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한 본질적 성능이라는 점을 변론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둘째, 계약 전 협의 과정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의뢰인은 계약 체결 전 상대방에게 실제 샘플을 보여주며 용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상대방은 이를 이해한 상태에서 계약에 이르렀습니다. 그 정황을 자료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셋째, 상대방이 스스로 작성한 문서를 결정적 증거로 활용했습니다. 상대방이 작성한 서류에는 의뢰인이 요구한 특징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스스로 기준으로 적어 두고, 소송에서는 같은 내용을 “주관적 기준”이라고 부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넷째, 수차례의 수정·테스트 이력을 쟁점화했습니다.

상대방이 의뢰인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 여러 차례 테스트 생산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상대방 역시 그 조건을 필수 사양으로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남은 자료라는 점에서 반박이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다섯째, 일부 이행 주장을 따로 떼어 방어했습니다.

“전체는 아니어도 일부 부품은 정상 제작했으니 그에 해당하는 잔금은 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품 일부가 만들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계약이 달성하려던 목적에 이르지 못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했습니다.

계약이 쪼개어 평가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구도를 유지한 것입니다.

결과

상대방의 항소가 기각되고, 소송비용도 상대방이 전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 1심 유지 — 물품대금을 청구한 상대방의 주장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항소 기각 — 재판부는 법무법인 우경이 제시한 계약 목적과 성능 미달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 소송비용 전부 부담 — 소송비용을 상대방이 전액 부담하라는 판단이 내려져, 의뢰인은 쓸 수 없는 물건의 대금과 분쟁 비용을 모두 떠안는 상황에서 벗어났습니다.

의뢰인 특정을 피하기 위해 사건번호와 법원, 당사자의 인적 사항, 제품의 종류와 용도, 계약 금액과 미지급 잔금의 액수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제작물 공급계약 분쟁의 결론은 계약서에 사양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협의 과정이 자료로 남아 있는지, 하자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이 사건의 경과가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놓였다면

  1. 잔금을 거절하기 전에 거절 사유를 남기십시오.
    구두로만 “안 된다”고 한 경우와, 어떤 사양이 충족되지 않았는지를 적어 보낸 경우는 뒤에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보완 요구는 가급적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하십시오.
  2. 계약 전 주고받은 자료를 먼저 찾으십시오.
    견적서, 사양서, 샘플 사진, 메신저 대화처럼 계약 체결 전에 오간 자료가 “그 조건이 계약의 내용이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3. 상대방이 작성한 문서를 따로 모으십시오.
    공급자가 스스로 적은 사양이나 작업 지시 내용은, 뒤에 상대방이 입장을 바꾸더라도 되돌리기 어려운 자료입니다.
  4. 수정·재작업 이력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십시오.
    몇 차례 보완이 오갔는지는 상대방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5. “일부라도 달라”는 주장에 미리 대비하십시오.
    공급자 측에서 흔히 꺼내는 주장입니다. 부품이나 공정이 일부 이행되었더라도 계약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면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계약의 목적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를 정리해 두십시오.
  6. 반대로 대금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구조가 뒤집힙니다.
    공급 측에서 대금을 청구하는 절차와 입증 구조는 용역대금 청구에, 대금 채무를 분할 지급 조건으로 정리해 받아낸 사례는 물품대금 분할 지급·기한이익 상실 사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7. 이미 지급한 돈을 돌려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급이 무산되어 계약금을 회수한 사건의 경과는 제작물 공급 무산 계약금 회수 사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물건을 받긴 했는데 쓸 수 없으면 대금을 안 줘도 되나요?

A.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대금 지급 의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작물 공급계약에서 대금을 청구하려면 제작물이 거래 통념상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그 점은 대금을 청구하는 측이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다만 “쓸 수 없다”는 평가가 주관적 불만으로 보이면 불리해지므로, 어떤 기능이 왜 구현되지 않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계약서에 사양이 자세히 안 적혀 있으면 불리한가요?

A. 불리할 수 있지만 계약서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전 협의 내용, 상대방이 작성한 문서, 수정 작업의 이력처럼 양측이 그 사양을 전제로 거래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계약의 내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계약 전 설명과 상대방 작성 문서가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Q. 상대방이 “일부는 제대로 만들었으니 그만큼은 달라”고 합니다.

A. 자주 나오는 주장입니다. 핵심은 일부 이행으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입니다.

부품 일부가 완성되었더라도 그것만으로 발주자가 의도한 용도를 실현할 수 없다면, 그 부분에 해당하는 대금만 떼어 인정하기 어렵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Q. 1심에서 이겼는데 상대방이 항소하면 다시 처음부터 하나요?

A. 1심 결과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항소심은 새로운 주장과 증거가 제출될 수 있는 절차입니다. 1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흔들려는 시도에 대응해야 하므로, 이겼다고 해서 대응을 느슨하게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Q. 소송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A. 원칙적으로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소송비용을 전부 부담하라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실제로 돌려받으려면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를 거쳐야 하고, 변호사 보수 전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 하자 있는 물건을 받았을 때 계약을 해제할 수도 있나요?

A. 하자의 정도와 계약의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수로 해결될 수 있는 하자인지, 그 하자 때문에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해제가 인정되면 이미 지급한 대금의 반환까지 문제가 되므로, 잔금을 거절할 것인지 해제까지 나아갈 것인지를 초기에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담당: 법무법인 우경 최병석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법학부 졸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채권추심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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