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 완전정리 — 뜻, 이혼 청구 가능 여부와 예외, 위자료·재산분할

유책배우자란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데 결정적인 원인과 책임을 제공한 배우자를 말하며, 우리 대법원은 오랫동안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유책주의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스스로 가정을 깨뜨린 사람이 그것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고, 이혼을 원하지 않는 배우자와 자녀를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원칙에는 예외가 있어, 장기간 별거로 혼인이 형해화되었거나 상대방이 오로지 괴롭힐 목적으로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 등에는 유책배우자의 청구도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책 여부는 이혼 성립뿐 아니라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 판단에까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유책배우자란 무엇인가 — 재판상 이혼 사유와의 관계

유책(有責)배우자는 말 그대로 ‘책임이 있는 배우자’입니다.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뜨리고 혼인을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한 쪽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민법이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입니다.

재판상 이혼 사유 구체적인 모습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정조의무를 저버린 일체의 외도 행위
악의의 유기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저버리고 가출하거나 상대를 내쫓는 행위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의 심히 부당한 대우 배우자나 시부모·장인·장모의 폭언·폭행·모욕으로 혼인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태
자기의 직계존속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 본인의 부모가 배우자로부터 학대나 모욕을 당한 경우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때 실종·연락두절이 장기간 계속된 경우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심각한 도박 중독, 의처증·의부증, 알코올 중독, 과도한 채무 등

이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파탄의 주된 책임을 진 쪽이 유책배우자로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부정행위와 ‘기타 중대한 사유’가 가장 자주 문제 되며, 배우자의 외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어떤 자료를 어떻게 남겨야 하는지는 배우자 외도 증거 수집에서 따로 다루고 있습니다. 폭언·폭행이 반복되는 경우라면 가정폭력 대응 절차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유책배우자는 이혼 소송을 낼 수 있나 — 원칙과 이유

대법원은 유책배우자가 제기한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를 유책주의라고 부릅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혼인을 깨뜨린 당사자가 그 파탄 상태를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둘째, 이를 허용하면 이른바 ‘축출이혼’, 즉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배우자를 일방적으로 내쫓는 형태의 이혼을 막을 수 없게 되어 상대 배우자와 자녀의 생활 기반이 위협받습니다.

따라서 상대 배우자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유책배우자가 낸 이혼 청구는 기각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혼을 원하지 않는 배우자에게는 ‘유책성 입증’이 곧 방어 수단이 되고, 이혼을 원하는 유책배우자에게는 뒤에서 볼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원칙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판례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받아들여 온 상황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혼인이 실질적으로 형해화된 경우: 오랜 기간 실질적인 부부 생활 없이 따로 살아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관계가 무너진 경우
  • 보호할 상대방·자녀의 이익이 크지 않은 경우: 미성년 자녀가 없거나, 친권·양육권 문제가 이미 정리되어 이혼으로 인한 추가 불이익이 크지 않은 경우
  • 상대방의 이혼 거부가 오기·보복에 가까운 경우: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실제로는 없으면서 오로지 유책배우자를 괴롭힐 목적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
  • 쌍방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경우: 어느 한쪽만 유책하다고 보기 어렵고 파탄의 책임이 비슷하게 나뉘는 경우

여기서 주의할 점은, 별거 기간이 몇 년 이상이면 자동으로 이혼이 된다는 식의 고정된 기준은 없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별거 기간과 함께 그동안 유책배우자가 상대방과 자녀의 생활을 어떻게 배려했는지, 위자료·재산분할·양육비 등 파탄에 따른 책임을 실제로 이행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즉 시간이 흐른 사실 자체보다 그 시간 동안의 태도가 결과를 가릅니다.

유책성이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에 미치는 영향

유책 여부가 모든 쟁점에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이 구분을 알아두면 협의나 소송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쟁점 유책성의 영향
위자료 직접적으로 영향. 유책배우자는 상대방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음
재산분할 원칙적으로 쌍방 모두 청구 가능. 혼인 중 형성한 재산에 대한 기여도가 기준이며, 유책성은 분할 비율 판단에 일부 참작될 수 있음
친권·양육권 유책 여부보다 자녀의 복리가 우선. 사안에 따라 유책배우자가 친권·양육권자로 지정되는 경우도 있음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이 재산분할입니다. “내가 잘못했으니 재산분할은 못 받는다”거나 “상대가 유책이니 재산을 다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공동으로 축적한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청산하는 제도이므로, 유책배우자에게도 청구권 자체는 인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이혼 재산분할에서, 위자료 액수 판단 요소는 이혼 위자료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실무상 대체로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고, 유책 행위의 정도가 중하거나 혼인 기간이 길고 피해가 큰 사안에서는 그보다 높게 인정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는 경향일 뿐 고정된 기준이 아니며, 혼인 기간·파탄 경위·재산 상황·자녀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녀 문제에서는 유책성이 자동으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누가 잘못했는지보다 아이가 누구와 살 때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다만 폭력 전력처럼 자녀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정은 양육자 지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판단 기준은 양육권 지정에서 별도로 다루었습니다.

상대방의 유책 사유를 입증하려면

유책 사유 주장은 감정의 호소가 아니라 자료의 문제입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다음 세 가지가 갖추어졌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 행위의 특정: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날짜와 함께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늘 무시했다”보다 “몇 월 며칠 어떤 말을 했다”가 힘을 갖습니다.
  • 객관적 자료: 문자·메신저 대화, 통화 녹취, 진단서, 계좌 거래내역, 각서나 합의서 등 제3자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모읍니다.
  • 일관성: 진술서와 제출 자료, 법정에서의 진술이 서로 어긋나지 않아야 합니다.

법무법인 우경은 혼인신고 전 “다른 이성을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음에도 배우자의 폭언과 잦은 외박, 외도 자인, 생활비 지급 중단이 이어진 사건에서, 각서 위반부터 경제적 지원 중단까지의 유책 행위를 시간 순서로 엮어 파탄의 주된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음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고 청구한 양육비가 인용되었으며, 위자료와 재산분할에서도 주장이 대부분 반영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구체적인 진행 과정은 별도의 사례 글에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한편 협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소송으로 가기 전에 협의이혼 절차와 조건을 먼저 검토해 보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제가 먼저 집을 나왔습니다. 그러면 저는 유책배우자가 되나요?

A. 집을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책배우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악의의 유기는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저버린 경우를 말하므로, 폭력이나 심한 부당 대우를 피하기 위한 별거처럼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면 달리 평가될 수 있습니다. 나오게 된 경위와 그 후의 연락·부양 상황을 자료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별거한 지 오래되었는데, 유책배우자인 제가 이혼 소송을 내면 받아들여질까요?

A. 별거 기간만으로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혼인이 실질적으로 회복 불가능할 만큼 형해화되었는지, 상대방과 자녀에 대한 책임(위자료·양육비 등)을 성실히 이행해 왔는지, 상대방의 이혼 거부에 다른 의도가 있는지 등을 함께 봅니다. 사전에 그동안의 이행 내역을 정리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준비가 됩니다.

Q. 상대방이 유책배우자인데, 재산분할까지 못 가져가게 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청산하는 제도라서, 유책배우자에게도 청구권 자체는 인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유책성이 분할 비율 판단에 일부 참작될 수 있고,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검토: 법무법인 우경 최병석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법학부 졸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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