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은 한두 번 월세가 밀렸다고 해지되지 않습니다.
주택은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이를 때, 상가는 3기의 차임액에 이를 때 비로소 임대인이 해지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연속 3개월”이 아니라 밀린 금액을 합산해 3기분에 이르는지가 기준이고, 그 시점이 지나면 일부를 나중에 내더라도 해지 요건이 이미 충족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차인 쪽에서도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 아무 말이 없었다면 묵시적 갱신이 되어 계약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주택인지 상가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기간이 달라지므로, 내 계약이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주택과 상가는 적용 법률이 다릅니다
임대차 분쟁에서 가장 먼저 갈리는 지점입니다. 같은 “월세 연체”라도 결론이 달라집니다.
| 구분 | 주택 임대차 | 상가건물 임대차 |
|---|---|---|
| 적용 법률 | 주택임대차보호법 (민법의 특별법)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민법의 특별법) |
| 해지 사유가 되는 연체 |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연체 (민법 제640조) | 3기의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 |
| 묵시적 갱신 시 기간 |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2년 |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1년 |
| 계약갱신요구권 | 1회 행사, 2년 |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10년 범위 내에서 행사 |
|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 해당 없음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
상가의 경우 보증금 규모에 따라 법의 일부 조항만 적용되는 구간이 있습니다.
다만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처럼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조항은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는 임대차에도 적용되는 범위가 있으므로, “우리 가게는 보증금이 커서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대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차임 연체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준
핵심은 횟수가 아니라 누적 금액입니다. 상가에서 3기의 차임액이라 함은 3개월을 연속으로 밀렸다는 뜻이 아니라, 밀린 금액을 합쳐 월 차임의 3배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두 달을 내지 않고 그 뒤에 일부만 낸 경우에도 미지급 총액이 3기분에 이르면 요건이 충족될 수 있습니다. 주택은 그 기준이 2기입니다.
계약서에 “차임을 ○회 이상 연체하면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특약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정도가 강행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계약서 문구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 주의할 점은 절차입니다. 요건이 충족되었더라도 해지 의사표시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해지 시점을 두고 다투게 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내용증명에 해지 의사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반박이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미납 내역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내용증명을 보내 두고, 그 이후의 입금 내역까지 관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해지 후에도 임차인이 계속 점유하고 있다면 목적물 인도와 함께 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 구조는 부당이득반환청구와 명도소송 절차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사정이 있어 연체가 발생했다면 그 경위와 임대인과 주고받은 유예 합의를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구두로만 양해를 받은 경우, 나중에 해지 통보를 받고서 이를 증명하지 못해 영업장을 잃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요구권은 다릅니다
두 제도는 이름이 비슷해 자주 혼동되지만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묵시적 갱신은 아무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아서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입니다.
주택 임대차는 임대인이 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은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이때 보증금과 차임도 종전 조건 그대로이고, 존속기간은 2년이 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권리입니다.
주택은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고 그 기간은 2년입니다. 상가는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전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까지 사이에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묵시적 갱신에는 임차인에게 유리한 장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묵시적으로 갱신된 임대차에서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생깁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반대로 말하면 통지한 즉시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3개월이 지나야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이사 일정을 잡을 때 이 3개월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도록 연체했거나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사정이 있다면, 임대인이 따로 해지하지 않더라도 갱신되지 않고 기간 만료로 종료됩니다.
임대인이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도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상가의 경우 3기분 연체,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 임차인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파손, 철거·재건축의 필요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거절 사유가 있어도 적법한 시기와 방식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인정되므로, 구두 통보만으로 정리했다가 뒤늦게 다투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한편 갱신 시 차임·보증금 증액 청구에는 상한이 있고, 한 번 증액한 뒤 일정 기간 안에는 다시 증액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상한 비율은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으므로 계약 시점의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가 권리금, 어디까지 보호되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사이에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했는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방해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 됩니다.
다만 이 규정은 임차인이 요구하기만 하면 권리금을 보장해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책임이 인정되려면 다음이 갖춰져야 합니다.
- 적법한 기간 안에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했을 것. 막연히 “새 임차인을 구하겠다”는 의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주선된 신규임차인에게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것. 차임 지급 능력이나 업종 제한 등이 다투어집니다.
- 임대인의 방해 행위가 있을 것. 명시적 거절뿐 아니라 부당한 조건 제시나 소극적 지연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손해액을 증명할 수 있을 것. 권리금 약정서, 신규임차인과의 협의 내역 등 자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임대인 측에서는 재건축·철거 계획을 사전에 고지한 사정이나 신규임차인 주선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 방어 논리가 됩니다. 법무법인 우경이 임대인을 대리해 권리금 청구를 전부 방어한 사건은 별도의 사례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원상회복의무는 어디까지인가
퇴거 시점의 분쟁 대부분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민법상 임차인은 목적물을 반환할 때 원래 상태로 회복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다만 완전한 새것으로 되돌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 구분 | 대표적인 예 | 판단의 경향 |
|---|---|---|
|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손모 | 햇빛에 의한 벽지 변색, 가구 자국, 일상적인 생활 흠집 | 특약이 없는 한 임차인의 원상회복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태도 |
| 임차인의 과실·고의로 인한 훼손 | 과도한 타공, 반려동물로 인한 벽지·문틀 훼손, 누수 방치로 생긴 곰팡이 | 회복 대상이 되고 손해배상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음 |
|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 | 인테리어, 고정식 설비 | 설치 당시 임대인의 서면 동의와 철거 범위 약정이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짐 |
통상적인 손모까지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려면 그 취지가 계약에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 실무의 흐름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원상회복” 네 글자만 적어 두는 것보다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두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안전합니다.
분쟁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록입니다. 입주 시점에 파손·오염 부분을 근접 촬영해 임대인이나 공인중개사에게 전송해 두면, 퇴거 시점에 그 상태가 누구의 책임인지 다툴 필요가 없어집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면
임차인의 목적물 인도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원상회복 비용이 소액인데도 이를 구실로 보증금 전액을 붙잡아 두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절차는 대체로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 내용증명으로 반환을 청구합니다. 보증금액, 계약 종료일, 인도 예정일을 특정해 두어야 이후 지연손해금 기산에 유리합니다.
- 지급명령 또는 보증금반환소송을 검토합니다. 다툼의 여지가 적다면 지급명령이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듭니다. 절차별 차이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소송에 정리했습니다.
- 먼저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합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이사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등기를 마친 뒤 이사하면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판결을 받은 뒤 집행을 준비합니다. 임대인의 재산 상태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갈리므로, 소송 전에 보전처분을 검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경이 다룬 임대차 사건
법무법인 우경은 차임을 첫 지급일부터 지급하지 않은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인을 대리해 임대차계약 해지와 건물 인도를 청구한 사건에서, 미납 차임과 관리비 내역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해지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도달한 시점을 정리해 청구가 인용된 결과를 받았습니다.
상대방은 “해지 의사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다투었으나, 미납액이 해지 요건에 이르렀다는 점과 송달 시점을 근거로 해지의 적법성이 인정되었고 차임 상당 부당이득까지 함께 인정되었습니다.
이 유형의 사건에서 결론을 가르는 것은 감정적인 주장이 아니라 미납 내역·통지 시점·점유 기간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한 자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월세를 두 달 밀렸는데 바로 나가야 하나요?
A. 주택이라면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이르렀을 때 임대인이 해지를 주장할 수 있고, 상가라면 3기의 차임액이 기준입니다. 다만 해지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전달되어야 효력이 생기고, 계약서 특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통보를 받았다면 계약서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 계약이 끝났는데 서로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계약은 어떻게 되나요?
A. 주택은 임대인이 만료 전 6개월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은 2개월 전까지 아무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보고 존속기간은 2년이 됩니다. 상가는 같은 취지로 1년이 됩니다.
Q. 묵시적 갱신 후에 나가고 싶으면 언제 보증금을 받나요?
A.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지만,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해지 효력이 생깁니다. 그 시점부터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사 일정을 잡을 때 이 기간을 감안해야 합니다.
Q.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해 놓고 나가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A.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변색이나 눌림 자국은 원상회복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다만 계약서에 별도의 약정이 있는지, 훼손이 통상 범위를 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입주 당시의 사진과 계약서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권리금을 받고 나가려는데 건물주가 새 임차인을 거절합니다.
A.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사이에 신규임차인을 주선했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당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선 사실과 거절 경위, 권리금 액수를 증명할 자료가 필요하므로 협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두셔야 합니다.
Q.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나가라고 합니다. 권리금은 포기해야 하나요?
A. 재건축 계획을 사전에 고지한 사정은 임대인 측의 방어 논리가 될 수 있지만, 고지 시점과 계약 체결 당시의 설명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통보를 받은 시점의 자료를 정리해 검토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검토: 법무법인 우경 최병석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법학부 졸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문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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